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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ineering Manager 경험 회고

2022년 6월부터 2023년 2월까지 9개월간 그린랩스에서 수행한 Engineering Manager(이하 EM) 경험을 돌아본다.

EM을 하고 싶었던 이유

나는 언젠가 스스로 느끼기에 멋진 제품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 멋진 제품은 아직은 두루뭉술한 생각이지만, 많은 사람들의 삶에 꼭 필요한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제품이고 싶다. 내 인생의 막연한 꿈 중 하나이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4가지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기술력, 팀을 동기부여하고 이끄는 능력, 좋은 아이템과 더 좋은 팀.

EM을 해보겠다고 자원한 2022년 5월 당시에는, 나에게 가장 부족한 것이 팀을 이끄는 능력이라고 보았다. 지금 회사의 개발팀은 구성원의 심리적 안전감을 신경쓰는 조직이라고 판단하여, 이 조직이라면 매니저 첫 경험을 하기에 좋은 환경이라 생각했다.

매니저를 하면서, 내가 매니저에 적합한 사람인지 아닌지 판단해보고 싶었다.

EM을 더 이상 하지 않는 이유

회사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희망퇴직을 신청받았고, 나는 희망퇴직에 신청해서 2023년 2월 28일부로 퇴사를 하게 되었다.

내가 되고 싶었던 EM

신뢰할 수 있는 리더가 되고 싶었다. 이 사람과 함께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고 싶었다.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주지 않는 매니저가 되고 싶었다. 이 사람과 함께 계속해서 일하고 싶다는 안정감을 주고 싶었다.

구성원 각각이 할 때보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었다.

성과를 만드는 리더가 되고 싶었다. 더 멋진 임팩트를 만드는, 좋은 제품에 기여하는 팀을 만들고 싶었다.

잘했다고 생각하는 점

팀원들이 심리적으로 안전하도록 케어를 신경썼다.

특별한 일이 없어도 1on1 을 주기적으로 진행해서, 팀원들과 유대감을 쌓기 위해 노력했다. 일정 압박을 받지 않고 충분히 기술적으로 고민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방패막이 역할을 하였다.

주기적으로 스쿼드(dev + po + uxd) 가 함께하는 회고를 진행하여, 구성원들이 조금씩 더 발전하기 위해 고민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구성원들이 일하는 데에 블로커를 적극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다. po에게서 요구사항을 받은 후에,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먼저 구체적으로 이해한 이후에 팀원에게 전달하였다.

팀에 주어진 목표는 모두 완수했다고 자평한다. 요구사항을 검토하여 불필요한 부분은 협의하에 제외하고, 필요한 기능은 괜찮은 품질에 적절한 기일에 완수하였다.

돌아보니 아쉬운 점

매니징과 리딩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매니징은 구성원들이 일을 하는데 불편하거나 불안함을 느끼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병목을 제거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리딩은 구성원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하고 믿고 따르도록 한다. 때로는 구성원들을 푸시하면서 의욕을 불어넣기도 한다.

지난 9개월을 돌아보면, 매니저 역할에 충실하다보니 리더 역할은 소홀했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의 목표에 대해 구성원 모두가 똑같이 이해하도록 신경썼는지, 지금 목표대로 순항하고 있는지 정기적으로 데이터를 통해 점검했는지, 각자가 목표에 맞는 행동을 스스로 설계하고 달성할 수 있도록 위임을 적절히 했는지를 돌아보면, 내가 부족했던 부분들이어서 아쉬움을 느낀다.

다음에 EM을 다시 할지

EM을 해보니 애초에 내가 매니저에 적합한 부분과 아닌 부분이 보였다. 다음에 만약 하게 된다면 아쉬웠던 점들은 보완해야 겠다.

하지만, 당장 다음에 나에게 필요한 것이 매니징 경험은 아닐 것이라 현재는 생각한다. 지금의 나에게는 기술적 깊이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더 필요하다.